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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 변호사 선임 비용 지급 시 성공보수 문제 | 2020-11-02 14:35:24 | |
형사사건을 제외한 다른 소송들의 경우 대부분 변호사는 성공보수를 받게됩니다. 하지만 형사사건은,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약정은 "수사나 재판의 결과는 금전적 대가와 결부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5다200111)에 따라 변호사와 의뢰인간 맺은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라고 선언했고, 현재 형사사건에 있어서 변호사 선임계약은 성공보수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형사사건으로 의뢰했는데, 성공보수를 요구하는 변호사가 있다면 단호히 거절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이는 100년간 유지되어오던 변호사 업계 수임료 책정 관행을 하루 아침에 뒤엎는 것이었고, 현재까지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해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주최,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형사 성공보수의 일률적 무효화에 따른 문제와 바람직한 대안에 관한 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이날 정형근(62·사법연수원 24기) 경희대 로스쿨 교수가 '형사사건 성공보수약정의 무효화에 따른 문제점과 그 대안의 모색'을 주제로 발표하고, 많은 법조계 인사들이 의미있는 토론을 나누었는데요.
대법원이 형사사건 성공보수를 무효라고 판단한 이유는 수사나 재판의 공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구속영장청구 기각이나 보석 석방, 집행유예나 무죄 판결 등과 같이 의뢰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변호사의 변론활동이나 직무수행 그 자체는 정당하다 하더라도,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약정은 수사나 재판의 결과를 금전적인 대가와 결부시킴으로써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의 실현을 그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 직무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의뢰인과 일반 국민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떨어뜨릴 위험이 있으므로 민법 제103조가 규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며 논지를 더했죠. 그리고 서울중앙지법 민사1002단독 강영호 원로법관이 최근 잇따라 선고한 2건의 판결(2017가소7400673, 2018가소376)은 이 같은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성공보수 약정에 해당하는 범위를 넓게 본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는 보수를 계약금과 잔금 형태로 나눠 계약금은 수임계약 체결과 동시에 받고, 나머지는 판결 선고 시점 등 일이 마무리 된 뒤에 잔금으로 받는 형식으로 변호사 선임 계약을 맺었으나 의뢰인이 판결 선고 후 잔금을 입금하지 않은 의뢰인의 편을 들어준 판결인 것입니다. 법원 관계자는 "형사재판은 공익적 차원의 판결이고, 수사 역시 검찰의 공적인 판단임에도 여전히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서 편법적으로 금전적 대가와 결부돼 마치 거래 대상처럼 통용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 같은 풍토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또 "오해를 피하려면 판결이나 검찰 처분 전에 수임료를 받으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변호사들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특히 대형로펌과 달리 '시간제 보수 약정(타임차지, Time charge)' 방식을 쓰기 어려운 중소로펌이나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들은 의뢰인과 보수 약정을 맺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이죠. 대형로펌은 타임차지 체계가 잡혀 있지만 3~4명 규모의 법무법인이나 작은 사무실에서 타임차지를 하겠다고 하면 사회적으로 인식이 부족한 현 시점에서, 의뢰인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든 것입니다. 차라리 계약금을 지불하고 의뢰인 입장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을 때 나머지 잔금을 입금하는 방식이 변호사와 의뢰인 모두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방식이겠지만 법원이 이를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판결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어 의뢰인과 변호사 모두에게 불리한 관행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됩니다. 앞으로 실현 가능한 새로운 보수 체계가 정립되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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